늦게 배운 담배였다. 뻐끔 뻐끔 술마실때 한두대 피운적이 있었지만 제대로 피우게된 계기는 군대 훈련소 시절  10분간 휴식시간에 "너는 담배 안피우니까 물좀 떠와라" 라고 시키던게 계기중에 하나랄까..

자대 배치 받고선 신병시절에 유일하게 느슨하게 긴장을 풀고 쉴 수 있는 시간이 담배피울때였다. 그때 많이 늘은듯하다. 평균 반갑 정도 인데 제대하고선 락동호회 활동하면서 홍대 들락 거리면서 그때 좀 많이 피우면 한갑 정도 피운듯하다.

그당시 "나는 나의 의지로 내가 끊고자 하면 끊을 수 있다" 라는 생각이 있었고 2002년인가 3년인가..다니던 회사에 금연 바람이 불었고  "한번 끊어볼까?" 이런 가벼운 마음으로 약 3개월 끊어본듯하다.

"완전히 끊어야지!"  이렇게 시작한 금연이 아니고..
"한번 나를 시험해볼까? " 이런생각에서 시작한 금연이라 오래가지 못한듯 하다. 스트레스도 좀 있었고, 게다가 같이 금연 시작한 사람의 절반은 금연실패.

그러던중 나이가 들면서 체력저하가 오면서 숨이 차기 시작했다.  뭐 당연한 결과일듯..

끊어볼까? 했는데 예전처럼 확끊어지지 않는걸보고는 깜짝놀랬다. 예전처럼 "내의지로 쉽게 끊을수 있어!!"라고 생각했었는데 수년간의 흡연 습관은 내 의지와는 따로 놀았다. 그래서 습관적인 흡연부터 없애기 시작했다.

1. 오전엔 절대로 피우지 않는다...
2. 식후땡을 불로불사라지만..끊자..
3. 똥땡도 마찬가지...이게 제일 끊기 힘들었던듯 싶다....ㅡ.ㅡ;;; 안나오는데 어쩌겠어..ㅡ.ㅡ;;

아.하나더..라면 먹고나서..ㅡㅡ;;;;

이렇게 점차 줄여나가다 보니 하루 5개피 이하로 줄여졌다.

점심먹고 하나, 오후에 졸릴때 하나  -  이건 기본 사양
퇴근하면서 하나, 저녁먹고 하나, 자기전에 하나 - 이건 선택 사양

결혼하고나서 아내가 "하루 세개 까지는 피워도 괜찮아" 라고 해주었고..가능한한 지키려고 노력했지만..그게뭐 딱 부러지게 그렇게 되는것도 아니고...ㅡ.ㅡ;;;

대부분의 아내에게 금연한다고 말해두고 밖에선 피우고 다니는 남편들이 그러하듯이 술마시게되면 좀더 피우고 그랬던것 같다.

그러다가 올해 2월 14일 초코렛과 함께 3갑의 담배를 받게되었는데 

"이거다피우면 금연하는거야" 라는 아내의 권고와  아빠가 되기위한 준비랄까...  아빠가 되기위한 준비를 잘해야겠다는게 자극점이되었다.

하루하루 피우던 담배와의 이별을 시작하고 3갑을 금연을 시작한게 3월 14일이다
그러나 스트레스에는 정말 장사가 없는것 같다. 웬만한 스트레스는 잘 넘겼는데,  지난달 회사에 정리해고 바람이 불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되었다.

"각시 이번주는 좀 봐줘 좀만 피울께" 라고 아내에게 문자를 남겼는데 "응 그렇게해~" 라고 격려해 주어서 큰 도움이 되었었다.

회사일이 잘 정리되고나서 다시 금연을 시작한지..오늘로서 32일째

금연에 실패한 사람들이 주로 하는 얘기중에 이런것이 있다.

하루 두갑씩 피우던 분이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금연을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더 아프기 시작해서 진찰을 받았더니 금연하겠다는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적당히 피우시라는 의사의 권고로 다시 조금씩 피웠더니 아픈데가 사라졌더라...

주변에 금연을 시도했던 사람들의 대부분이 "스트레스" 때문에 다시 흡연을 하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 다시피우는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스트레스의 위험한것 이라는 뜻이아닐까?

끊어야겠다고 확! 금연 패치 붙여가면서 끊으신분을 보긴했지만...이직을 거치면서 다시 피우시는걸 보면  스트레스앞에선 장사가없는듯하다. 아니..담배를 피우면서 스트레스 해소법을 잊어버린게 아닐까...가슴은 답답해져 오는데 해소할 방법을 못찾으니 다시피우게 되는것 같다.

솔찍히 말해 완벽한 금연의지는 현재도 없다. 단지 다음 흡연까지의 간격이 32일을 넘어선 것일뿐이다.
이게 320일이 될지 3200일이 될지는 모르겠다. 언젠가 계기가 생기면 잠시의 외도를 즐길지도 모르겠다.

흡연의 즐거움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서 금연이라는것은 첫사랑만큼이나 잊기 힘든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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